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지난 16일부터 열린 내한공연에서 공연으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을 금지했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일까지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월드투어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공연에서 발생하는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주최 측은 첫 공연인 16일 공연장 보안 검색 과정에서 관객들에게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을 버리고 입장하도록 안내했다.
다만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 규정이 관객들에게 사전에 제대로 고지되지 않아 공연 현장에서 일부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공연을 주최한 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전날 SNS를 통해 “공연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반입이 금지된다”며 “금속·유리 재질 외의 재사용 가능한 물병은 반입이 허용되니 공연장 주위에 배치된 ‘워터 스테이션’을 이용해 달라”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공연장에는 실리콘과 플라스틱 다회용 물병만 반입이 가능했다. 주최 측은 공연장 내부 곳곳에 대용량 생수통을 설치하는 한편 멸균종이팩에 든 물을 판매하기도 했다.
일부 불편을 겪기는 했지만 대부분 관객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콜드플레이 측 의도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날 게스트 공연과 본 공연 사이에는 친환경 메시지를 담은 영상이 전광판에 반복적으로 상영됐다. 영상에는 미리 배부한 LED 손목밴드를 공연이 끝난 후 반납해 달라는 안내와 티켓 수익 일부가 산림 복원·해양 정화·종 보전·탄소 포집 기술 지원 등에 사용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텀블러 등이 안전상 이유로 반입이 금지되고 공연장 내부에서 일회용 종이용기에 든 음식물을 판매하면서 원래 의도를 완전히 실현하지는 못한 것 같다”면서도 “공연 전반에서 플라스틱을 퇴출하려는 노력이 느껴졌다”고 했다.
콜드플레이는 관객석에 ‘키네틱 플로어’와 ‘파워 바이크’를 설치해 관객의 운동 에너지를 전력으로 바꾸는 시도도 했다.
공연을 본 홍 모씨(35)는 “쓰레기와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콜드플레이의 취지에 공감한다”며 “손목밴드를 재활용하거나 관객들이 뛰는 에너지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 등에서 아티스트의 의도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콜드플레이는 2019년 콘서트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월드투어를 중단한 적도 있다. 2021년에는 공연 제작과 운송, 밴드와 스태프의 이동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절반 이상 줄이겠다며 투어를 재개했다.
이후 투어에서는 공연장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만들고, 비행기로 이동할 때 지속가능 항공 연료(SAF)를 사용했다.
공연 때 터뜨리는 종이 꽃가루는 생분해성 원료로 만들고, 티켓 한 장이 판매될 때마다 나무를 한 그루씩 심어 공연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을 지웠다.
앞서 콜드플레이는 2022~23년 공연에서 발생한 탄소가 2016~17년 투어 대비 59% 줄었다고 발표했다.
박 팀장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선례를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한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생수병 플라스틱 반입 금지합니다”…내한 콜드플레이 공연서 왜?, 매일경제, 2025년 4월 18일 입력,
https://www.mk.co.kr/news/society/11294880